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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뉴스

[GCon] 미스틸게임즈 조용민 대표의 '스타트업 생존법'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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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https://www.inven.co.kr/webzine/news/?news=290464



지스타 2023의 첫 날인 11월 16일, 부산 벡스코 컨퍼런스홀에서 진행된 'GCON'에서 미스틸게임즈 조용민 대표의 강연이 진행되었다. 펄어비스에서 개발자로 커리어를 쌓아오다 최근 미스틸게임즈를 창업한 조용민 대표는 현재 '프로젝트 테이크 타임'이라는 이름의 신작을 개발 중이다.

강연에서, 조용민 대표는 스타트업 게임 스튜디오가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전 고려해야 할 세 포인트를 대문자 T로 정리해 설명했다. 수없이 많은 도전이 이어지지만, 극소수만 살아남고 대부분이 어그러지는 스타트업 게임 시장. 그 자비없는 정글에 진입하기 전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도전이 설령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어떻게 준비해야 최소한의 '가치'를 지닌 도전이 되는지에 대해 말이다. 


1. 트렌드(Trends)

세 개의 T중 첫 번째는 '대세', '유행', '흐름'으로 설명할 수 있는 '트렌드'다. 기획 단계에서 개발사들이 고려하 패스트 팔로우. 유행하는 장르의 게임을 최대한 빠르게 분석하고, 그 정수를 뽑아 새로운 게임으로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굉장히 많이 시도되는 안정 지향적인 선택지다. 검증된 장르와 디자인이 스타트업이라는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의 선택지는 '퍼스트 무브'다. 다른 게임의 발자국을 따라 걷기보단 새로운 장르를 일궈냄으로서 선구자적 위치를 선점하는 전략. 하지만, 스타트업 기업에게는 둘 다 버거울 수밖에 없다. '패스트 팔로우'를 하기엔 충분히 빠른 속도를 낼 정도의 역량이 모자라고, '퍼스트 무브'를 취하자니 실패의 리스크가 매우 클 뿐더러 두어번 펀치를 맞아도 쓰러지지 않을 중견 이상의 게임사에 비해 체력이 너무 적다.

조용민 대표는 이 둘의 절반 지점을 제시했다. 기존의 트렌드를 분석하되,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단 트렌드의 변화 양상을 분석하고, 다음 지점을 짚어내 '퍼스트 무브'를 취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두 쉽지 않다. 트렌드의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며, 아주 작은 변수에도 새로운 트렌드가 생길 수도 있다. 여기서, 조용민 대표는 먼저 본인이 생각한 '트렌드'가 무엇인지를 설명했다.

트렌드는 곧 '대세'를 말한다. 무엇이 대세 게임이냐는 물음에는 굉장히 상이한 답변이 나올 수 있지만, 실제 '대세'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성과를 보내는 게임은 그리 많지 않다. 두텁지만, 너무 편중된 팬덤을 지니는 스포츠 게임도, 진입 장벽이 한없이 낮지만 게임적 만족도가 떨어지는 캐주얼 게임도 대세라 하긴 어렵다. 퀄리티에 집중하는 게임들은 분명 대단한 게임이지만, 높은 진입 장벽과 깊이 때문에 좋은 게임일지언정 대세라 할 만한 게임은 적으며, 오랜 팬층을 자랑하는 전통의 시리즈는 전통 그 자체가 장벽이 된다. 


이런 뛰어난 게임들 사이에서도 모나지 않은 육각형 모습을 보여주며 '대세'에 가까운 전성기를 누려온 게임들은 최근 10년을 기준으로는 세 가지. 리그오브레전드와 오버워치, 그리고 배틀그라운드다.

리그오브레전드는 10년도 더 전, 기존 게임산업의 대세였던 MMORPG의 정수와 자극을 한없이 함축한 형태다. 한 판에 성장과 파밍, PVP와 공성전이 모두 들어있다. 그리고 여기서, 캐릭터 베이스를 살리고 슈터라는 전세계 공통의 히트 장르를 융합한게 '오버워치'이며, 필연적으로 이 두 게임에서 받게 되는 원치 않은 협업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승패의 갈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덜어낸 대규모 PVP가 배틀그라운드다. 요약해 설명했지만, 세 게임 모두 앞선 게임에서 장점을 취하거나, 단점을 소거하며 공통된 '자극'을 유지하며 발전해왔다. 


심플하면서도, 본능을 자극하는 플레이를 필요로 하는 선에서 좋은 게임이 게이머에게 마땅히 주어야 할 검증된 자극을 충분히 챙기는 것. 조용민 대표가 말하는 트렌드가 됢 만한 게임의 조건이다.


2. 트라이(Try)

조용민 대표가 말한 두 번째 T는 바로 시도(Try)다. 좋은 게임들이 가지는 공통점 중 하나는, 게이머가 기획자의 의도를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우 자연스럽게 기획자가 의도하는 대로 플레이하고 있음에도, 게임 플레이 도중에는 자유로운 플레이를 하고 있다 느끼는 것. 비교적 효율적인 방법은 있을 수 있으나, 정답이라 할 플레이는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는 게임들이다.

리그오브레전드나 배틀그라운드가 이런 좋은 디자인을 보이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상대 넥서스 파괴'라는 대명제 속에 너무나 다양한 전략과 변수를 줄 수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와 '자기장'을 통해 게이머의 플레이를 유도하면서도 개인의 실력과 성향에 따라 완전히 다른 플레이가 연출되는 배틀그라운드가 그렇다. 


동시에 이전의 다른 게임들이 보여주는 핵심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 또한 피해야 한다. 트렌드를 그대로 배끼면 기존의 트렌드가 보다 확장될 뿐, 대세의 전환은 일으킬 수 없다. 가급적이면 게임 내 자극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야만 대세 전환의 씨앗을 마련할 수 있다.

미스틸 게임즈가 개발 중인 '테이크 타임'은 '시간'을 통해 본능을 자극하는 디자인을 도입했다. 배틀그라운드에서 자기장에 쫓기면 누구나 도망가야 하는 상황임을 직감하듯, 숫자가 줄어들면 당연히 느끼게 되는 불안함을 재미로 치환하려는 시도를 통해 지금의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정리하면, 트렌드를 연구해 대세 게임들의 어떤 것들이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를 정리하고 나면, 이를 그대로 답습하기보단 자신만의 해석을 곁들이며 게이머의 본능을 자극하는 기획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3. 테크닉(Technic)

마지막 T인 '테크닉'은 기술을 말하는 테크놀로지와는 조금 다른, '요령'에 가까운 개념이다. 일반적인 스타트업 개발사의 환경에서, 엄청난 커리어의 CTO가 합류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 대형 개발사에 비해 기술적 면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다. 스타트업의 지상 목표는 세계 최고의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닌, 최대한 빠르고 간결하게 게임을 완성해 캐쉬카우를 마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스틸 게임즈 내에는 자체 엔진을 통해 게임을 개발해온 경력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자체 엔진은 맞춤 개발을 위한 툴이기에 온갖 시도가 가능하고, 기술적 제한으로 인해 생기는 원천적 문제의 가능성도 무척 낮지만, 반대로 테스트로 단점을 특정해내기 어렵고, 모든 것을 손수 만들어내야 한다는 제한도 있다.

반대로 상용 엔진을 활용한다면, 약간의 제약은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상용 엔진의 어셋 스토어에는 웬만한 모든 요소가 다 준비되어 있으며, 3만 줄의 하드 코딩이 필요하던 최적화 과정도 버튼 한 번으로 해결할 수 있다. 


스타트업의 기준에서는 자체 엔진 개발을 통한 장인정신의 발휘보다 상용 엔진을 활용하는게 훨씬 효율적인 개발이 가능하다는 뜻이지만, 무턱대고 자체 엔진보단 상용 엔진이 낫다는 건 아니다. 상용 엔진도 활용하는 이의 능력에 따라 활용도는 천차만별. 뛰어난 코딩 실력보다는 주어진 것을 잘 다루는 요령이 스타트업의 생존에는 더 유리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조용민 대표의 강연을 요약하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트렌드를 연구하되 이를 그대로 붙여 넣지 말고 자의적 해석을 곁들여 '먹힐만한 기획'을 만든 후 장인 정신을 고집하기보단 최대한 빠르게 완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요령껏 밟아나가는 것. 정상에 도전하는 대형 개발사라면 아무래도 상관 없겠지만, 이제 업력을 시작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최초 프로젝트를 넘어 차기작을 준비할 수 있는 동력을 얻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한 번쯤 이를 생각해 달라는 것이다. 



#인벤 #정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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